불확실성이 짙게 깔린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명확한 나침반을 들고 그룹의 방향을 잡았다. 2023년 회장에 오르기 직전, 이마트는 성장성 향상이라는 녹록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때 정 회장은 본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두 가지 축을 동시에 밀어붙이며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었다. 그 결과 2024년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무려 585%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가격, 상품, 공간이라는 삼박자가 맞물린 혁신에서 비롯됐다. 통합 매입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혁신을 연중 지속해 온 이마트는 고래잇 페스타나 쓱데이 같은 대형 프로모션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가격 리더십을 과시했다. 이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을 넘어 새로운 쇼핑 기준을 제시하는 행보로 평가받는다. 공간 역시 중요한 축이었다. 스타필드의 DNA를 더한 스타필드 마켓을 중심으로 점포 리뉴얼을 단행한 결과, 쇼핑과 휴식, 체험이 결합되면서 고객 체류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지난해 리뉴얼된 주요 점포들은 재개장 이후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고객 수 증가를 기록하며 그 효과를 입증했다.
온라인 경쟁력 회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했고, 지마켓을 핵심 계열사로 두어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정 회장은 새로운 동력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선 것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신세계그룹은 다양한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 스택 AI 팩토리를 세울 예정이며, AI를 그룹 성장의 새로운 한 축으로 세우는 동시에 기존 유통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