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 일명 로스쿨 졸업이 변호사 자격 취득의 사실상 유일한 통로였던 현행 제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며 로스쿨을 거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법학 학점을 이수한 사람에게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2009 년 로스쿨 제도 출범 이후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매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던 안이 22 대 국회에서 다시금 구체화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을 제외한 대상에게만 예비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데 있다. 고등교육법이나 평생교육법 등에 따라 정해진 법학과목 학점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헌법, 민법, 형법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목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시험 방식은 선택형과 기입형을 포함한 형태로 연 1 회 실시되며, 합격자 수는 로스쿨 연간 입학정원인 2000 명의 5 분의 1 에 해당하는 400 명을 상한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인 선발 인원은 법무부 장관이 도입 취지와 전년도 합격자 수, 관련 위원회 및 협의회의 의견을 종합해 매년 결정하게 된다.
현행 로스쿨법은 석사학위 취득자나 취득 예정자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고 있어, 학사 학위 취득 비용과 등록금 부담으로 인해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인재들이 법조계에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언주 의원은 이러한 경제적 장벽으로 인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예비시험을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과정을 마치지 않더라도 법학에 대한 기초 소양과 전문성을 검증받은 사람이라면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조인 선발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이번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법조계 진입의 문이 다소 넓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매년 400 명이라는 제한된 선발 인원과 구체적인 과목 범위, 그리고 법무부 장관의 재량에 따른 인원 결정 방식 등 세부 사항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따라 실제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로스쿨 중심의 단일화된 선발 체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가 유입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 법안이 어떻게 논의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