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산 시장에서 한화그룹의 캐나다 진출 전략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 경쟁에서 한화팀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과 맞붙은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와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사실이 주목을 끄는 이유다. 이는 단순한 협력 발표를 넘어,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자국 내 제조 기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으로 해석된다.
사실과 주장을 명확히 구분해 보면, 현재까지 확인된 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APMA와 함께 군용 차량 및 특수목적 산업차량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실제로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존재한다. 한화 측 관계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상무기체계 현지 생산 사업은 100% 잠수함 수주 여부에 달려 있다. 즉, 한화오션이 KSS-III 잠수함으로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에 선정되지 않는다면 이 합작법인 설립은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는 수주 경쟁에서의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 실제 생산 라인 가동은 불확실한 미래 시나리오로 남아 있다.
이러한 전략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캐나다의 국방산업 전략인 ‘Build in Canada’ 기조가 있다. 캐나다 정부는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자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북극 개발 등 에너지 분야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가 제시한 방안은 K9 자주포나 천무 다연장로켓 시스템 등 지상무기체계를 캐나다 현지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며, 현지 철강과 알루미늄 등 소재를 활용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산업 생태계 전체를 캐나다에 이식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평가받는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올해 상반기에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CPSP 수주 결과다. 만약 한화팀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2026년부터 2044년까지 연평균 약 2만 250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되고 누적 GDP 효과가 10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KPMG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수주 성공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일 뿐이다. 독일 측과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한화의 제안이 캐나다 정부의 최종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현지 파트너십이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단순한 MOU 체결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K-방산의 기술력이 어떻게 녹아들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