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산 업계와 디지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항공우주산업, 일명 KAI가 미국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사연입니다. 많은 분이 “왜 갑자기 KAI의 미국 진출이 멈춘 걸까?”라고 궁금해하시는데, 그 핵심은 기체의 성능이 아니라 미국의 ‘공급망 규칙’에 있었습니다.
사실 KAI는 이미 T-50 고등훈련기를 통해 검증된 실력을 보여준 상태였습니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TF-50N이라는 이름으로 미 해군의 노후 훈련기 교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죠. 약 1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 사업은 단순히 기체를 파는 것을 넘어, 차세대 전투기 조종사들을 양성하는 핵심 체계를 구축하는 큰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록히드마틴이 입찰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KAI의 미국 시장 진출 계획에도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왜’였는지입니다. 기체 성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미국 해군이 사업 조건을 바꾸면서 현지 생산 부품의 비율을 높이고,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기체를 만들어 수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입니다. 즉, “미국산 부품 비율”과 “현지 생산”이라는 두 가지 장벽이 K-방산의 미국 진출을 가로막은 셈이죠.
이로 인해 KAI는 보잉, SNC-TAI, 텍스트론-레오나르도 등 미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었고, 향후 미국 공군 후속 사업에서도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K방산이 해외 시장에 나설 때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해당 국가의 산업 보호 정책과 공급망 현지화 능력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앞으로 KAI가 미국 시장에서 다시 기회를 잡으려면, 단순히 수출을 넘어 현지 공장을 짓거나 미국 기업과 더 긴밀하게 협력하는 등 공급망 구조를 바꾸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불참 소식이 K방산의 새로운 도약기를 위한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