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단연 HD현대다. 글로벌 조선업의 호황기에 전력 인프라 사업까지 결합하며 사상 최대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 회사의 성장세를 이끄는 중심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있다. 그는 한동안 수석부회장으로서 경영을 견인해왔으나, 지난해 말 회장 자리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오너 3 세 경영 체제를 완성했다.
정기선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09 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MBA 과정을 수료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경영 역량을 다진 그는 2013 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했다. 그가 다시 현대중공업에 합류했을 때, 회사는 중국 조선사의 저가 공세와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실이 겹치며 극심한 위기에 처해 있었다. 특히 2014 년 한 해에만 3 조 2740 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만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정 회장은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선박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통찰하여, 현대중공업의 비핵심 부서였던 선박 애프터서비스와 부품 공급 사업을 분리해 2016 년 말 HD현대마린솔루션을 설립했다. 2017 년부터 2021 년까지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이 회사를 진두지휘한 결과,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유지 및 보수 솔루션을 기반으로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 등 4 개 핵심 사업군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편 HD현대일렉트릭 역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의 호황을 발판으로 지난해 매출 4 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정기선 회장의 차분하고 논리적인 경영 수업을 통해 HD현대는 단순한 조선사를 넘어 다양한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