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후칭핑로 1209 번지에 위치한 한 주유소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연료 펌프가 줄지어 서 있던 자리에 이제는 BYD 의 초고속 충전기가 정렬해 서 있습니다.
중국 최대 석유 유통사인 시노펙이 자사 주유소 중 하나를 완전히 전기차 전용 충전 허브로 개조한 것입니다. 단순한 충전기 설치가 아니라 지하에 매립된 휘발유 저장 탱크를 모두 파내어 배터리 버퍼 시스템으로 교체한 구조적 변혁이었습니다.
이는 기존 주유소 인프라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 기존 주유소 모델의 한계와 초고속 충전의 기술적 해법
기존 주유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전력 공급 용량의 부족입니다. 1,500kW 의 전력을 순간적으로 끌어오려면 변전소급의 고압 전력이 필요하지만, 일반 주유소 부지에서는 이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BYD 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드에서 직접 전력을 끌어오지 않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충전기 바로 옆에 BYD 의 2 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배치하여 전력을 저장해 두는 버퍼 시스템을 도입한 것입니다.
지하에 있던 휘발유 탱크 공간에 169 에서 185kWh 용량의 리튬인산철 배터리 팩 4 개를 설치하여 순간적인 고출력 충전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 덕분에 그리드 부하를 크게 줄이면서도 차량에는 최대 1,500kW 의 초고속 충전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환 가능한 차량의 경우 10 퍼센트에서 70 퍼센트까지 약 5 분 만에 충전이 완료되며, 97 퍼센트까지 채우는 데는 약 9 분이 소요됩니다.
추운 겨울인 영하 30 도 조건에서도 12 분 내외로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은 실용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는 운전자가 주유소에 들어와 연료를 넣듯, 충전기에 연결하고 잠시 후 떠나는 기존 습관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게 합니다.
## 산업 구조의 변화와 향후 전망
시노펙과 BYD 의 이번 협력은 단순한 시범 사업을 넘어 산업 구조의 변화를 예고합니다. 석유 회사가 자사의 핵심 자산인 지하 탱크를 제거하고 배터리 시스템으로 대체했다는 사실은 에너지 저장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주유소 부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리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저장 장치를 활용하는 전략은 향후 전 세계 주유소의 표준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상해 프로젝트는 양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첫 번째 사이트로,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장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6 대의 T 자형 충전기를 설치하여 총 12 개의 충전 스페이스를 확보한 이 허브는 기존 주유소의 펌프 섬 구조를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이는 운전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충전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전략적 배치입니다. 향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될지에 대한 중요한 청사진을 제시한 셈입니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주유소 운영사들이 겪을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시노펙의 이번 시도는 석유 기반 인프라가 어떻게 전기차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해답입니다.
배터리 버퍼 기술을 통해 전력망의 제약 없이 초고속 충전을 구현한 방식은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고출력 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 그리고 다른 석유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