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의 거대한 협곡 시스템인 발레스 마리네리스가 수십억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질학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관측 데이터로 확인되었습니다. 컬럼비아 대학교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공동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인사이트 착륙선이 수집한 지진파 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성 내부에서 감지된 지진은 발레스 마리네리스 협곡 바로 아래 지하 20킬로미터에서 40킬로미터 깊이의 지각 부분에서 발생했습니다. 암석들이 단층을 따라 측면으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진동의 원인이었습니다. 이는 행성 전체를 뒤덮는 판 구조 운동이 없는 화성에서도 고대의 균열이나 약한 지반이 현재의 응력 하에서 다시 깨어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임페리얼 칼리지 지구과학 및 공학과의 송준헌 박사는 발레스 마리네리스가 태양계에서 가장 장엄한 지질학적 구조물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이 협곡의 단층들이 아직 살아있는 상태인지 확실하지 않았으나 이번 발견으로 죽은 풍경이 아님이 증명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초기 형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깊은 단층들이 오늘날까지도 미끄러짐을 일으키며 지진을 생성할 만큼 충분히 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NASA의 인사이트 미션은 이미 종료되었지만 그 동안 축적된 데이터는 여전히 새로운 과학적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단일 지진계 정보만으로 지하 수십 킬로미터 깊이에서의 횡단 이동 사건을 특정해 낸 점은 기술적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이러한 분석은 화성뿐 아니라 다른 비활성 천체들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준점을 마련합니다.
발레스 마리네리스 협곡의 벽면을 실제로 바라본다면 경사도가 10퍼센트에서 15퍼센트 정도인 완만한 지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암석이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 발견은 행성의 과거 지질사가 완전히 멈추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남은 미션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재확인시켜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