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금융기관 ASN Bank가 구글 플레이 서비스를 탑재하지 않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자사 모바일 뱅킹 앱의 사용을 원천 차단했다. 이번 조치는 GrapheneOS나 LineageOS 등 커스텀 펌웨어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해당 사실은 PrivSec-dev의 뱅킹 앱 호환성 리포트와 Hacker News 커뮤니티 논의를 통해 확인되었다.

ASN Bank는 네덜란드 내에서 사회적 가치와 윤리적 투자를 강조하는 ‘이상주의’ 성향의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술적 접근성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GitHub 이슈 트래커에 등록된 보고에 따르면, 버전 2.40.2의 ASN Bank 앱은 구글 서비스 프레임워크(GSF)가 없는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구동되지 않았다.

이는 사용자가 의도적으로 구글 생태계에서 벗어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는 시도를 은행 측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커뮤니티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다. 한 사용자는 SafetyNet 검증 시스템 자체가 오류였다고 비판하며, 은행들이 보안이라는 명분 아래 루트 감지, 비주류 디바이스 탐지, VPN 차단 등 불필요하게 복잡한 제한을 두는 관행을 지적했다. 특히 대형 규제 기관인 EU가 나서서 표준화된 API 접근성을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목소리는 디지털 주권과 금융 서비스 접근성 사이의 긴장 관계를 잘 보여준다.

반면 같은 네덜란드 주요 은행인 ING의 사례는 대조적이다. 한 이용자가 루팅된 LineageOS 태블릿에 ING 앱을 설치해 사용했으나, 은행 측은 기기가 루팅되어 취약할 수 있다는 경고 알림만 주기적으로 표시했을 뿐 기능 제한이나 업데이트 강제는 하지 않았다. 사용자가 이해했다는 것을 클릭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Rabobank 역시 GrapheneOS를 차단했지만, ING의 유연한 대응 방식과 비교되며 ASN의 엄격한 정책이 더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까지 ASN Bank 측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적인 패치나 정책 변경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용자들은 Aurora Store 등 제3자 스토어를 통한 우회 시도나 다른 은행으로의 계좌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 보안을 이유로 한 기술적 장벽이 오히려 특정 운영체제 사용자를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규제 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부재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