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의 최전선에서 테슬라 FSD 가 오랫동안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왔다면, 이제 그 뒤를 바짝 쫓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 XPeng 의 VLA 2.0 시스템이다. 최근 서구권 저널리스트들이 베이징의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직접 이 기술을 체험하며 주목한 이유는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두 기업이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근본적인 철학이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방대한 양의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신경망에 학습시키는 방식을 고수한다면, XPeng 은 가상 시뮬레이션에 집중하는 ‘생성형 월드 모델’을 선택했다. XPeng 은 실제 차량을 돌리지 않고도 연간 3 만 개에서 50 만 개로 시나리오를 확장했으며, 매일 3 천만 km 에 달하는 가상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데이터 수집 방식에서 테슬라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음을 의미한다. 두 기업 모두 라이다나 레이더보다는 카메라에 의존하는 비전 기반 시스템을 채택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학습시키느냐에서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 감각은 이 기술적 차이를 잘 보여준다. XPeng 의 VLA 2.0 은 교통 체증 속에서 매우 매끄럽고 자신감 있는 주행 모습을 보여주어 서구권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생성형 모델이 시뮬레이션한 다양한 상황을 바탕으로 한 주행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아직은 앞차의 움직임을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차선 변경이나 급정거 같은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이 다소 늦다는 한계도 동시에 드러났다. 긴급 상황에서의 대응 능력은 아직 테슬라 FSD 가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비교는 자율주행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브랜드가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으며, 특히 시뮬레이션 기반의 접근법이 실제 도로에서 얼마나 유효할지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고 있다. 테슬라가 여전히 고급 보조 운전 시스템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XPeng 과 같은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인해 향후 시장에서는 단순한 성능 수치뿐만 아니라 어떤 데이터 전략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한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소비자와 업계 모두는 이제 테슬라 한 곳의 행보만 지켜보던 시기를 지나, 다양한 기술 노선이 경쟁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