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결혼을 앞두고 예식장을 예약한 30 대 여성 A 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약 조건을 변경하려다 예상치 못한 위약금 문제를 마주했다. 약 2 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제공자와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해 설렘 대신 분통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사례에 그치지 않고, 결혼 준비를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이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준다.
결혼 준비 비용은 최근 1 년 사이 19% 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과 인건비 증가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단순한 금액 상승을 넘어선다. 특히 서비스업 전반에 가격표시제가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계약 단계에서는 여전히 ‘깜깜이’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확하게 공개된 가격표시와 실제 계약 조건 사이의 괴리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소비자는 충분한 정보 없이 불리한 조건에 서게 된다.
이러한 시장의 불투명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결혼서비스업법 제정에 나섰다. 기존 법규로는 서비스 제공자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법안이 통과되면 계약 과정에서의 정보 공개 의무가 강화되고, 위약금 산정 기준이 명확해져 소비자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법 제정까지의 시간 동안은 여전히 고액의 계약을 맺는 예비 부부들이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결혼은 한 번의 결정으로 평생의 기억을 남기는 중요한 의식이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도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결혼 서비스 시장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계약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때 진정한 의미의 ‘결혼 준비’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